소소한 일상의 흔적/내 마음속 그곳

무작정 나선 길 4..경주

찌에르 2012. 8. 9. 23:30

 

임원항에서 어둠을 맞이한 우리는 잠시 어디로 갈까 ..고민..

그냥 하룻밤 근처 시내에서 자고 올라가자는 나에게 남푠은 갑자기 경주로 가잔다..

왠 경주? 너무 멀다..그럴꺼면 첨부터 통영쪽으로 갈껄..뒤늦은 욕심..

두시간이면 충분하다고..남푠은 무작정 시동을 켠다..맘대로 하셔~

경주..몇해전 남푠과 갔었던 기억이..

실은..결혼기념일을 앞두고 크게 싸운날이었는데 그땐 어머님과 함께 살때였었다..

저녁에 퇴근한 남편..어머님께 다짜고짜 이틀만 나갔다오겠다고..아이들을 부탁..

당황한 내손을 잡곤 그대로 경주로~

새삼 그때의 기억에 서로 또 옛기억을 끄집어 내선 각자 자기 입장에서만 편집..ㅋ

깜깜한 고속도로를 달려 경주에 도착하니 자정이 넘었다..

예약한 숙소가 없으니 시내의 큰 모텔을 찾아 갔는데..괜히 뻘줌..

나 역시도 이런것에선 자유롭지 못한 사고의 녀자였다는..

모텔이란 곳을 들어가 보니 컴퓨터도 있고 에어컨도 있고 제법 깨끗..

벗뚜~컴퓨터는 무늬만 컴퓨터..인터넷 접속이 원할하지가 않다는거..

가져간 아이패드 역시 공유기가 없는 이유로 무용지물..

수도권밖은 스마트한 세상이 아니었다는..

 

 

 

 

경주의 특산물인 황남빵..

예전엔 허름한 기와집이었는데 어느새 이리 큰가게가 됐는지..

경주 도심 대능원 건너편에 위치한다..

서울 백화점 식품관에서도 구입할수 있지만 그래도 기념품으로 오리지널이려니~몇개 챙겼다..

 

 

국립박물관 입구..

월요일이면 모든 박물관과 미술관이 휴관이라는 사실을 망각한 우리..하필 월요일이냐..

결국은 전시관은 못보고 주변만 둘러보고 나왔다는..

 

 

월요일 휴관을 몰랐던 타지인들일까..몇몇의 사람들이 우리처럼 겉만 구경한다..

 

 

야외에 세워진 다보탑 모형..

 

 

휴관이었기에 볼수있었던 보수공사..

복원사들이 나와 종을 꼼꼼히 살펴본다..

 

 

박물관 근처인 안압지.. 참넓기도 하다~

 

 

 

연초록의 연못물은 연꽃잎만 무성하다..

곳곳이 보수공사로 분주하다..시간이 지나 복원이 다 끝나면 웅장한 그때의 모습을 볼수있을까..

 

 

안압지 속에 살고있는 잉어들..

어른 팔뚝보다도 큰 잉어들이 인기척에 모두 몰려온다..

 먹을것을 바라는것일텐데..어쩌나 빈손인것을..

 

 

 

불국사 연화교 앞에서..

중학교때 수학여행지 였던.. 그후로도 아이들 데리고 여러번 왔었는데

경주..하면 왜 수학여행의 기억부터 떠오르는건지..

 

 

대웅전으로 가기전에 통과해야하는 사천왕상..

그냥..드는생각하나..수많은 사람들이 오고가는 관광지이기도 하고 유서깊은 고찰인데

깨끗하게 청소 좀 하면 좀 조아~

 

 

 

 

 

 

 

 

 

하늘이 얼마나 푸른지 쨍~하고 터질것만 같은 태양아래 시간이 멈춘듯하다..

구석구석..천년의 시간이 베어있는 무엇이 없을까 찾아봤지만

결국은 시간을 잡으순 없으므로..

이곳의 잉어들 역시나 인기척에 몰려든다..

어찌나 큰지 헤엄쳐 오는 모습이 죠스마냥 포스가 지대로다..ㅋ

 

 

불국사 정문앞에서 딸또래의 아가씨 둘이 밥집 전단지를 돌린다..

어자피 유명밥집 모르긴 매한가지..우리 여기가서 먹자..

그래서 찾아간 밥집..황태구이 정식을 시켰는데..가격대비 맛은 쏘쏘~

 

 

 

 

 

교리 경주 최씨댁 고택과 경주법주 본가..

작은 화단의 색색의 꽃들이 낯선이를 반겨준다..

고택이 주는 고요함과 마당 가득 쨍~한 한여름의 햇빛이 묘한 대조를 이루던..

 

 

최씨고택을 나와 천마총으로 가는 길에 만난 청솔모..

그냥 지나칠뻔했는데 남푠이 발견한..

요넘..완전 남우주연상 감이다.. 마치 인형인양 꼼짝도 없이 저 자세로 10여분을 얼음 땡~

은근 오기 발동..카메라를 디밀고 서있었다..그럼에도 끝까지 요지부동..내가 졌다 -.,-'

 

 

 

첨성대 맞은편에 조성된 꽃밭..무슨 용도인지는 모르나 꽤나 넓게 조성 되어있다..

한쪽은 코스모스..한쪽은..??? 이름을 모름..

그럼에도 마치 모네의 그림을 연상케 한..아름다운 정경..

 

 

 

 

경주에 유독 많이 심어있던..짙은 꽃분홍의 풍성한 꽃다발이 어디서고 눈에 들어온다..

이름을 외웠는데..이것도 생각이 안남 ㅠ.ㅠ

 

 

 

 

 

 

사실 천마총보다는 예의 소나무길을 걷고싶어 우정 찾아간건지도..

11월의 그때 소나무숲과 8월의 소나무숲은 확실히 다르다..

그럼에도 시간이 멈춰진듯..고요함과 향기가 은근하다..

 

 

올라오는 길에 일부러 들린 금강 휴계소..

가뭄에 물이 귀한줄 알았는데 이곳은 다른세상이였네~

수상스키에 낚시에 캠핑족들이 제법 많았던..

옥빛의 깊은 물에 짙푸른 산이 담겨 더욱 깊고 진한  여운을 남기더라..

 

 

갑작스레 쏟아지던 소나기..

소풍의 마지막이 실감나던 길..이런날은 마냥 달리고 싶은데..

 

 

 

계획에도 없이 무작정 따라나선 길..

폭염속 도로주행 거리만 1200 키로..이건 뭐~도로주행 테스트도 아니구..

준비없이 나갔으니 모자도 썬크림도 당근 없었지..더 까매진 못나니..

아이들없이 다니니 한가롭고 편하긴 했지만 여전히 신경줄은 예민하게 촉을 세우고..

집에 오니 너무나 당연하게 멀쩡하게 잘 있네..그런데 한켠 이 서운함은 뭐지?

피자에 치킨에 밥은 한끼도 안먹고 모두 배달음식..

다행이 빨래는 돌려서 수건도 착착 잘 접어놨구만..이것들을 어쩐대~

철없는 남푠..더위 한풀 꺽이면 거제도로 움직이자네..

맞장구를 쳐야하는건지..타박을 줘야하는건지..

남는건 내 머리속 기억과 사진이라는데 사진도 그닥 맘에 드는게 없다..

그럼에도 잊고싶진 않은지 열씨미 흔적을 남기고 있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