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의 흔적/내 마음속 기억

가을이 깊어가는 저녁에..

찌에르 2012. 9. 24. 22:00

 

 

 

오랫만에 도심 한복판에서 남푠의 퇴근을 기다린다..

선선한 바람이 빰을 간지르며 지나가는 저녁..

가을이라 말하지만 아직은 한여름의 뜨거운 열기가 가득했던 거리에

어느새 어둠이 소리없이 내려 앉고있다..

하나 둘 켜지는 가로등과 꼬리에 꼬리를 물고있는 빨간 후미등의 행렬..

아침 출근길과는 또 다른 분주함속에 하루를 마감하는 바쁜걸음들..

하루중 가장 좋아하는 시간..어슴프레 해가 진 뒤의 풍경..

 

 

 

 

 

 

 

 

서방 회사근처의 맛집..

바싹불고기가 유명하다는데..뭔가했네 -.,-'

말 그대로 국물없이 숯불에 바싹 구운 불고기를 놋그릇에 담아 나온다..

마포 먹자골목안에 있는..오래된 집을 개조해 작아보였는데

막상 들어가보니 안쪽으로 제법 커다란 룸이 여러개..사람들로 꽈악 찼다..

대표음식이니 다른건 패스하고 초이스..

몇가지 반찬과 양념장과 마늘이 다인..담백 그자체의 밥상..

솔직히 언양불고기 같은 바싹불고기는 딱히..뭐?

시쿤둥한 나에게 남푠은 속는 셈 치고 자기 따라 먹어보란다..

깻잎에 고기를 한점 얹고 양념장 바른 생마늘을 하나 얹어 시범을 보이는 남푠..

이 나이 먹도록 생마늘은 먹어보질 않은 나는 당근 싫다고 도리도리~

고기 먹을때마다 늘  생마늘을 더 많이 먹는 남푠을 타박하던 내가 아니던가~

그렇지만 맛집이라 데려온 남푠의 권유에 별수없이 한입..

헐~ 세상에..특징없던 불고기의 맛이 마늘 하나에 이리 달라지다니..

밑반찬이 부실(?)했던 이유가 설명이 되어진다^^

그뒤론 아마 마늘을 더 청해서 내가 다~먹었다는..ㅋ

마지막 한점의 마늘에 지대로 혀가 마비되는 매운맛을 보았다는게 오늘의 대미..

뒷감당이 쪼매 난감한게 문제이긴 했지만

오늘의 맛집은 나름 굿 쵸이스~^^

회식자리에서 맛본 맛난것은 기억했다 불쑥 예고없이 불러내 맛보여주는 서방의 마음..

화려한 호텔부페가 아니어도 언제나 늘 감사하고 맛나다..

다음번엔 숯불에서 구워먹는 쭈꾸미집을 가자는데..쭈꾸미는 소주와 궁합이 잘맞던가?

그나저나 노력해도 안되는게 딱 하나..술이었는데..

오늘부터 한모금씩 술을 접해봐야하나?

핑계가 좋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