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전 잠시 망설이다 가디건을 벗고 머플러를 둘렀다..
분명 가을임에도 맑고 투명한 햇살은 콧등에 땀을 올린다..
오랫만의 일산행..어느새 이십여년의 시간이 훌쩍 흐른 도시는
회색의 아파트 위에 고운 가을색을 입고 너무나 아름다운 호수를 품고있다..
황량한 빈터로 운전 연습장이 되어주었던 곳이 지금은 거대한 빌딩숲이 되었고
시간을 입은 나무들은 인심도 좋게 넉넉한 그늘을 기꺼이 만들어 준다..
언젠가 내손에서도 방생 되었을 잉어들은 팔뚝만하게 커 그간의 시간을 가름케 하고..
고향이 아님에도 늘 그립고 아쉬운 곳..
내 젊음의 흔적과 내 아이들의 유년시절이 추억되는곳..
맛있는 점심후 가볍게 산책을 하다 만난 기억의 편린들..
소소한 하루인 오늘도 시간이 흐르면 입꼬리가 올라갈 추억이 되겠지..
반쯤 물이 든 잎사귀와 투명한 호수와 그안에 물이 든듯 담겨져있던 하늘과
머리카락 사이로 살랑거리던 바람도..
가을은..그렇게 내 앞에 한뼘 다가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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