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의 흔적/내 마음속 기억

22년만의 딸아이의 첫외박

찌에르 2011. 6. 12. 00:42

 

아래글중에 은비맘님의 은비소원..다들 읽으셨죠?

기억하시는분도 계시겠지만

사실 제 큰아이 이름도 은비랍니다^^

전 딸만 둘인데

큰아이 은비가 22살 작은아이 경표(까만콩^^)20살..

마치 은비끼리 작당이라도 한듯..

며칠 사이로 은비들이 외박을 합니다..ㅋ

물론 학교다닐때 수학여행도 있었고 해외연수도 있었고..

큰아이 경우는 고교 3년동안 기숙사 생활도 했지만

엄밀하게 말해 외박..은 아니었지요..

저 역시 결혼할때까지 외박은 해보질 못했어요..

한참 셤 공부 핑계대고 친구집에서 삼삼오오 모여 밤새 놀던 추억..

전..전무후무 합니다..

다만 우리집에 친구들이 늘 바글바글..

늘 맛있는 간식에 편한 잠자리(전 여자형제가 없어 방을 혼자썼거든요^^) 까지

기꺼이 제공해주시는 울 오마니덕에 울집은 인기 일순위..

벗뜨..전 늘 그런엄마가 조금은 싫었더랬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역시 딸아이들에게 울오마니와 똑~같이 하고 있었다는..ㅋ

남푠은 이런 저에게 시대를 너무 뒤덜어져 산다고 퉁박을 줬지만

우선은..

가족이 아닌 제삼자로 인해 나머지 가족들의 생활패턴이 불편해지는게 부담되었고

부득이 한 상황이 아닌 단지 밤새 어울리고 싶다는 이기적인 생각으로

남에게 주는 불편함을 포장하는게 싫었던것 같아요..

해서 나름 해결책으로 선택한게..

아이들이 어렸을땐 같은 아파트 단지내 친구들을 집으로 불러

잠옷과 자신의 베게를 가지고와 늦게까지 놀고 함께 자는 파자마파티를 하기도 했고

방학중엔 아이의 사촌들을 불러 며칠 먹이고 데불고 견학다니고..

그럼에도 아이들은 왜 우리만 친구네 가서 못자냐..엄만 우릴 못믿냐..불만이 하늘을 찔렀지만..

결혼때까진 우리집에서 외박은 절대 욕심낼수없는 욕심으로 나름 지금까지 잘 지켜왔던 규칙이었는데..

오늘..

드뎌 큰애가..친구집에서 자고온다고..허락해달라고..

월요일 셤 공부겸 친구아이 영어봐주기로 했다고..

그 친구는 중학교때부터 인연이 있는 친구고 어찌하다보니 남푠과도 제법 친해져서

남푠의 후배가 하는 홍대 클럽공연도 같이가서 관람도 몇번한..나름 인정하는 친구..

결국은 아이 체면도 있고해서..전화통화로 그친구 부모님께 양해도 구하고..

22년만의 외박소원을 들어줬어요..

친구네 집에 들어갈때 넘 늦지않게 들어가고..

어른 계신집에 갈땐 빈손으로 들어가는거 아니니 과일이나 작은케익이라도 사 들고 가고..

늦은시간까지 웃고 떠들지말고 친구외의 다른 가족구성원들 불편하지않게

조신하게 있다오라고 문자를 보냈어요..

딸아이..

내가 누구 딸인데 구구절절 문자냐고..

22년 엄마딸로 살았기 때문인지 저도 모르게 저절로 다 하게된다고..

그리고 반도 기대 안했는데 허락해줘서 넘 감사하다고..문자를 보내왔어요..

남푠은 좀 심하다고 퉁박을 주면서 애들 시집은 어떻게 보낼꺼냐고 벌써부터 마누라가 걱정이라네요..

제가 좀..심하긴 하죠?

그래도 어쩌겠어요..

잘낫건 못난건 모두들 자신의 원칙대로 자식을 키울밖에요..

울딸들은 복이없어 다소 융통성 없고 막힌.. 원칙만 고수하는 에미를 만나 고생인거죠.,.ㅋ

낼 점심때 까진 오겠다고 잘자란 문자에 괜히 아이방이 더 커 보입니다..

작은아인 이제 나도? 하는 희망의 눈빛을 반짝반짝 보냅니다만..

그래도 지금까지 큰 반항없이 나름 엄마의 원칙을 따라주고 지켜준 아이들이 새삼 대견하고 고맙기만 하네요..

낼 생애 첫외박을 하고 오는 은비에게 맛있는 저녁이나 해줘야겠어요..

그런데..한편 서운하기도 해요..

뭐가 그리 좋아 자기집을 두고 남의 집에가서 자겠다는건지..나쁜..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