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의 흔적/내 마음속 기억

울타리님의 등단을 축하하며

찌에르 2011. 2. 18. 22:08

 

세상엔 참으로 많은 이들이 산다..

그런데 정작 우리는 태어나서 평생 얼마나 많은 인연을 맺고살까?

어느 조사에 의하면 평생 만나는 사람이 평균 100명 미만이라 한다..

혈연관계를 제외하곤 거의 학교 직장내의 구성원들과 이웃들이 대부분이라고..

물론 옷깃을 스치는 정도의 인연은 제외하고 말이다.

예전에 비해 교통과 통신수단의 발달로 인해 사회 구성원들간의 교제의 폭이 넓어진건 사실이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정서적 경제적 물리적인 요건이 비슷한 타인과의 관계를 가장 선호한다고 한다.

하지만 요즘의 우리는 인터넷의 발달로 단지 책상앞에 앉아서도  공간과 시간을 초월해 관계를 맺고 있다.

인터넷이란 문명의 혜택이 아니었으면 만남 자체가 불가했을 관계..

소소한 나의 일상을 찾아온 분에 넘치는 행복한 인연..

 

오늘 퇴근후 소포 한점을 받았다..

반가운 이름..더 익숙한 그녀의 또다른 닉네임..

갈색봉투안에서 창밖 어딘가에서 서성이고 있을 봄을 담은 노란색 손편지를 품고 얼굴을 내민것은 

다름아닌 그녀가 금번 "시와 경계"란 계간지 시 부문 신인 우수상을 받은 시가 실린 책.

얼른 그녀의 페이지를 확인하고 열었다.

190쪽 '갈사만 우럭조개'와 연이은 세편의 시..

단지 시라고 말하기엔 왠지 미안한 그녀의 정서와 추억과 기억이 조금은 아프다.

얼마전까지도 아니 그녀와 내 맘대로 친구가 된 지금도 나는 그녀를 모른다.

사는곳 나이 환경등 그밖의 모든 물리적  공통분모가 전혀 없는 우리가

어디서 어떻게 엮인줄은 모르지만 지금 인연의 끊이 닿아 마주했다는것 말고는..

그녀가 단지 취미가 아닌 운명적 업으로 습작을 하고있다는건 어렴풋이 느낄수 있었다.

그녀가 보이는 몇줄의 글에서 내 정서의 촉을 기분좋게 자극하는 감성코드를 발견하곤 반가워했었는데

세상 인연중 감성적 코드가 맞는 사람과 조우하는것 만큼 행복한 일이 있을까..

사람의 일은 모르는거라 했던가..

지난해 늦가을 행복한 만남의 장에서 어색한 첫인사를 나눈뒤 적어도 한뼘은 가깝게 느껴진 그녀에게서

올초 시인으로 정식 이름을 받았노라는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누구에게나 첫 경험은 떨리고 행복하지만 그보다 더한 부끄러움과 두려움이 있다.

그럼에도 자신의 첫 작품을 내게 보여준다니..참으로 가슴이 뛰고 감사한 일이었다..

그녀의 당선소감 한귀절...

" 천부적 재능, 부단한 노력형도 아닌 어정쩡한 내 짝사랑이 가여워서일까? 뜻밖의 귀퉁이 그늘 한쪽에 오늘 햇살이 닿았다.

한없이 나태해져있던 내가 부끄럽다..어떡하나..얼굴이 후끈하다."

겸손하고 군더더기 없는 솔직함이 그녀의 심성이 어떠한지 가늠케 한다.

그녀의 시를 읽는 내내 지금의 그녀를 키워낸 유년의 추억이 부러웠고 누구에게나 있을 추억의 단편들을 엮어

자신만의 색깔로 풀어내는 그녀의 재능이 탐났다.

아무도 가늠하기 어려울 산고를 끝내고 이제 세상밖에 자신의 자식같은 보물들을 내놓은 그녀..

설레임과 함께 때론 흔들릴때도 있겠지만 그녀가 평생의 업으로 쏟아낼 수많은 아름다운 보석들을 기다리고 만나지는

기쁨을 함께 할수있다는 분명 내겐 축복이다.

생면부지의 내게 먼저 손 내밀어 준 그녀의 다정함에 감사하며 그녀가 걸어갈 발자욱마다 축복이 가득하길..

세상은 우리가 생각하는것 이상으로 어메이징하다.

 

* 피에슈~ 정작 본인의 의사는 묻지도 않고 기쁨에 겨워 제 멋대로 누를 끼친건 아닌지 뒤늦은 자책을 합니다.

             하지만 좋은 소식은 널리 알려 울타리님을 사랑하는 모든이의 축복을 받으셔야 한다는 생각과

             혹여라도 주춤하실까..싶은 노파심에 도장 팡팡~찍으려는 심사도 약간! 있었슴을 인정^^

             모두 축복하고 함께 기뻐해주실걸 믿기에 긴 글 이만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