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의 흔적/내 마음속 기억

[스크랩] 뒤늦은 생일 밥상

찌에르 2011. 2. 13. 01:32

뜬금없이 서방에게서 저녁을 먹자는 전화가..

귀차나~귀차나~

뭘 먹겠다고 그 복잡한 역삼동까지 진출을 하라시는건쥐..

퇴근길 지옥철을 온몸으로 견뎌내고 약속장소인 역삼동  코코펠리(www.kokopelle.co.kr)에 도착..

재즈가 있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입구부터가 예사롭지 않더니만..예약석으로 가니 웜머나~

와인잔까지 풀셋팅..이것이 뭔 시츄에이션~

- 일쳤냐..모냐 이그림은..

- 뭔말이 그러냐..밥 한끼 먹자는데..

- 이게 걍 밥한끼냐고~ 나 몰래 로또됐어? 아님 뭐..심각하게 의논해야하는일 생겼어?

- 아냐~ 이팀장 누나네 식당이야..직원들 회식했었는데 분위기도 좋고 해서..

어리둥절 하는 사이 나타난 서방네 직원이 전하는 말..

지난해부터 부모님들의 병환으로 이래저래 힘들었던 마눌..생일도 두해 연달아 패스하고보니 맘에 걸렸는데

마침 직원 도움으로 뽀대나게 마누라의  뒤늦은 생일상을 차려주려 했다는..

뭐냐..이십년 넘게 살도록 이벵이란 단어도 모르는 사람같더니..지대로 사랍잡네..

술을 전혀 못하는 우리 부부에게 직원이 추천해준 와인은 빌라엠.. 일명 모스카토 다 스티..

이탈리아 아스티 지방에서 생산되는 스파클링 화이트 와인으로 도수는 5%정도로 마치 청포도맛 사이다 같았는데

얼마나 맛이 있는지 분위가 맞춘다는 핑계로 홀짝홀짝 마셨더니 얼굴은 금새 불타는 고구마..5%를 넘 쉽게 봤지..ㅋ

버섯샐러드와 버섯리조토, 크림소스 스파게리와 안심스테이크, 담백한 마리게리타 피자에 향좋은 원두커피까지..

그러구 보니 둘만의 저녁식사는 참 오랫만이다..

크고작은 일이라도 꼭 친정과 함께 하거나 아이들을 떼어놓는걸 생각도 못한지라 늘 함께였는데..

조금은 어두운 실내 조명..산타페서 살다왔다는 쥔장이 직접 꾸몄다는 뉴멕시코풍의 빈티지 인테리어..

평일 재즈공연까지 볼수있는 근사한 공간에서의 꿈같은 식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 돈 많이 썼지..그래두 용돈 더 안준다..

- 어련하실까~ 걱정마 낼부터 굶으면 돼~ㅋ

- 헐~

- 다른거안바래..니 몸 니가 잘 관리해서 아프지만 마..

  우리도 장인장모처럼 오래오래 같이 살아야지..

늘 뒤퉁발이 불안불안한 마누라 데리고 사느라 울서방도 많이 늙었나보다

늘 무심한듯 표현없는 사람이 별일이다..방금 마신 와인 후유증이지..

코 끝이 찡~해졌다..

집까지 걸어오는길..또각또각 소리맞춰 걷는 길..지금처럼 앞으로도 함게 하겠지..

늘 따뜻한 서방의 호주머니속은 언제나 날 위해 열려 있을것이란 대책없는 믿음이 오늘도 나를 웃게한다..

 

따뜻한 버섯볶음 샐러드

담백한 맛의 마리게리타피자

와인소스를 곁들인 안심 스테이크

부드러운 크림소스의 버섯리조또

고소한 크림소스 버섯스파게티

 

코코펠리의 실내와 실외 풍경

 

 

 

 

 

 

 

 

 

 

 

 

 

출처 : 영원히 소지섭만 사랑할래
글쓴이 : 찌에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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