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의 흔적/내 마음속 기억

가을속 기억 한자락..

찌에르 2010. 9. 27. 21:19

 

 

큰아이 은비가 유치원에 입학하며 결성된 엄마모임이 있었어요..

신도시로 형성된곳이라 모두가 낯설때 아이들끼리 잘어울리다보니 자연스레 엄마들까지도 연결이 되었죠..

같은 블럭 중심으로 입학을 하다보니 만남이 지속 됐고 초등학교 육년내내 학교일을 하면서

몇몇 마음맞는 엄마들끼리 다시 작은 모임을 만들게 됐죠..

이름하여 '로즈맘'..아이들 초등학교 교목이 장미였다는 ㅋㅋ

중학교 고등학교 진학하면서 몇몇은 입시때문에 서울로 나가고 저역시 친정근처로 오게됐고..

그래도 나중에 실버타운 고정 멤버들이라며 모임을 계속 유지한게 벌써 15년째..

처음 멤버중에 나이 불문 늘 맏언니 같았던 친구가 있었죠..

신앙심도 깊고 봉사활동도 열심히 하고 생활면에서도 본받을게 참 많았던 친구

말투나 사고방식이 넘 어른스러워 몇년을 깜박 속았었는데 알고보니 동갑 -.,-

 

오늘..그 친구 만나고 왔어요..

삼년전..너무나 아까운 나이에 하늘의 별이 되어 우리 곁을 황망히 떠난 친구..

이년간의 암투병 끝에 평온을 찾아 다행이었지만 매년 9월이 되면 가슴 저리게 보고싶어요..

친구가 있는곳은 조선시대 창건된 오래된 사찰인데 산세가 얼마나 아늑하고 예쁜지 늘 소풍가는 기분이죠..

그 친구와 함께한 소소한 일상도 시간이 입혀지니 세상 그 어느 사연보다도 아름답고 즐거운 추억이 되더군요..

남겨진 우리들은 세월앞에 늙어갈텐데 늘 가장 이쁘고 착한 모습으로 기억되어질 친구가 살짝 얄밉기도 해요..

보고싶다는 대책없는 욕심과 결국은 사라져 버릴 시간에 대한 안타까움..

죽은이들의 시간과 살아있는 시간이 공존하는 그곳에서 새삼 마음이 흔들렸어요..

늦어서 더 맛났던 점심과 향짙은 커피 한잔에 우린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수다 보따리를 풀고

서로에 대한 사랑과 앞으로도 함께할 시간에 행복해하며

한발 한발 가까워오는 가을날 또 한편의 소중한 추억을 각자의 기억창고에 넣어두었죠..

사람은 나이를 먹으면 기억을 먹고 산다죠?

오늘 하루도 내좋은 이들과 예쁜 기억 많이 만드세요..

바람이 차요..

새벽녘 잠깐 내린 비에도 가을이 뭍어오나 봅니다..

모두 감기조심하시고 사랑 많이 하세요^^

 

또다른 한마디..

51k 공지에 '소지섭의 길' 리뷰 당선작이 올랐더군요..

세분 모두 간결하면서도 명확한 수준급의 글솜씨셨어요..

잠시 울배우 싸인지를 탐낸 못난제맘이 부끄럽더이다 -.,-

추첨을 통해 뽑히신 많은 분들도 축하드립니다..

울배우 분명 힘났을꺼예요..

많은 이들의 사랑이 곧 울배우 양식일테니까 울배우 배곪지않게 팍팍 쏴주자구요^^

무엇을?? 당근 '사랑'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