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의 흔적/내 마음속 기억

소소한 일화하나..

찌에르 2010. 12. 9. 01:03

이제사 다 치우고 컴 앞이 앉았네요..

오늘이 시어머님 기일이었거든요,.

퇴근하고 부터 정신없이 부치고 볶고 무치고 끓이고~

솥뚜껑 운전한 세월이 길긴 길었는지 혼자서도 잘해요^^

여우비 처럼 아주 잠깐 마음을 흔들던 함박눈..

눈이다~문자하고 돌아서니 거짓말처럼 비로 변해 심한 배신감을 주더이다..

우리나라 생각보다 넓은가봐여~ㅋ

잠실서 오는 큰시누이는 더디긴해도 무사히 왔구만

분당사는 작은집..눈이 많이 오고 길막혀 못오시겠다는..헐~

그래..나는 맏며느리자 외며느리야..새삼 뭘~

그냥 내몫이다..하고 여기니 섭섭했던 마음도 잠시..

늘 그러했듯 오늘도 여전히 맛있다 칭찬하시며 감사한 식사라 해주시는 큰고모부..

늘 부족한거 많은 헛똑똑이 올케를 이리저리 커버해주는 큰 누나..

아직 싱글이라 가족들 애물단지지만 심성만큼은 착한 막내도련님..

어머님과의 소소한 추억거리를 안주삼아 맛있게 수다도 떨고..

친정오마니표 동치미를 어찌나 맛있게 드시는지 형님네 반통 덜어주고..

김장할때 도련님 몫으로 따로 담아놨던 김치며 깍두기 장조림도 싸고..

설겆이 도와주고 가신다는걸 길 얼기전에 가시라 등떠밀어 보내고 만만한 서방만 머슴 부리듯 부렸슴 ㅋ

참..본론으로 들어가서..

이런저런 얘기 끝에 내 책상에 있던 울배우 책을 보던 큰시누..

- 누가 소지섭 팬이니?? 은비?경표?

일순간 우리집 세고씨..일제히 저를 쳐다보니 울 시누 깔깔깔 웃으며..

- 역쉬~은비엄마 수준 있구나~ㅋ 이번에 나도 완전 소지섭 다시 봤잖니~

- 이번에 로드 같이 찍은 배우랑 스텝들에게 자기 책 일일이 다 돌렸단다..츄리닝도 한벌씩 사주고..

  진짜 인간적이고 겸손하고 점잖고 잰틀하다더라~

- 진짜요? 역시 울배우야~ 완전 울트라 짱이야~ㅋㅋ

- 헐~ 마누라 또 이야기꺼리 하나 건졌네..바로 올리겠구나 ㅋ

큰 시누에겐 외동아들뿐인데 경영학 공부 잘하다가 생뚱맞게 연기하고 싶다고 늦깍기로 연영과 들어가 연기공부하고

동기들 취직할때 대학로 연극판에만 매달려 백수 아닌 백수생활로 속을 끓인 조카가 있었어요..

대학로에선 제법 알려졌단 소식뒤로 영화 몇편 조연으로 나오더니 로드에 나오더라구요..

애들하고 보면서 그래도 나름 비중있게 자주 화면에 잡혀서 반갑고 신기해 하며

- 오늘도 오빠 살았다..낼 죽으려나?

- 대사도 많네.. 오빠 연기 죽이는데~ㅋ

그러다 보은 탈환작전에서 허망하게 죽길래 애꿎은 계상이만 잡았다는..ㅋ

- 아까비~ 신태호 부하라 일찍 죽었어 울배우 부하였슴 끝까지 나왔을텐데..

사실 울 시누에겐 조카때문에 열씨미 본다했지만 울배우 보느라 조카따위 안중에도 없었슴 ㅋㅋ

무튼 우연찮게 들은 울배우 맘 씀씀이에 괜히 내 어깨가 으쓱한건 뭔일?

이런 뒷담화까진  기사엔 안나오지만 그래도 현장 사람들의 입으로 전해져 울배우의 진면모를 알아간다는게

새삼 므흣합니다..

잠깐이었지만 올 겨울 처음 눈다운 눈송이를 본 오늘..

소망하는 모든 일이 다 이루어지길 욕심냈어요..

하늘에서 떨어지는 눈꽃송이를 바라보는 마음으로 마주하는 내 좋은이들을 봐준다면

지금보다 세상은 조금더 아름답지 않을까요..

오해는 스쳐가는 바람처럼 가볍게..

사랑은 쌓인 눈에 찍힌 발자국처럼 깊게..

깊어가는 겨울에 작은 희망하나 부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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