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의 흔적/내 마음속 기억

발로 버무려줘도 난 엄마김치가 최고야..

찌에르 2012. 8. 1. 06:00

 

 

 

 

 

 

 

 

결혼을 하기전은 말할것도 없고..

결혼하고도 친정오마니랑 같은 단지내 살게 되면서 당연히..

결혼6년후 일산으로 시엄니와 함께 입주하면서도 쭈욱~

결론은 결혼해서 지금까지 이십년이 넘도록 난 오마니께 김치를 얻어 먹는다..

아니..좀더 솔직 하자면..딸래미 때문에 김치를 하신다 울오마니..

신혼때는 엄마꺼 하면서 조금씩 나눠주셨고..

시엄니랑 살림을 합쳤을때는 늘어난 식구 시중에 직장일에 바쁜 딸내미 일손 덜어주신다는 명분으로..

따지고 보면 울오마니 달랑 두식구..우린 일곱식구..먹는 입이 더 많은 집이 주관해야 함에도

바쁜 딸..당뇨 앓고 있는 안사돈 배려하셔서 그렇게 김치는 엄마몫이 되버렸었다..

어느샌가 너무나 당연하게가 되어버린..

태어나서 엄마 김치보단 할머니 김치맛을 더 많이 본 딸아이들도 할머니 김치맛을 기막히게 알아낸다..

어쩌다 시간이 안맞아 친정에서 김치를 가져오지 못할때..긴급으로 담궈주면..

딸아이들..젓가락도 안대고..결국은 신김치가 될때까지 내김치는 냉장고속에서 독수공방..

그렇게 십년을 따로 살다 다시 오마니곁으로 돌아온 지금도 역시나 김치는 엄마의 일이다..

이제는 남동생네 까지 합세..보통 김치 한번 담궈도 어지간한 집 김장수준..

 

오늘..오마니댁에서 김치를 담궜다..

김장김치가 아직도 싱싱하게 남아있지만 보통 서너가지 김치를 담구시는 오마니 습성때문에..

오늘 부르신 이유는 이제 김치는 니들이 담궈먹어라..라는 일종의 무언..

기초부터 하나씩 다시 알려주신다고..기분이 묘했다..

올해 70세..그렇지만 오마닌 누가봐도 60도 안되보이게 젊고 이쁘시다..

그렇지만 엄마 역시 지병이 있으신 분인데

늘..엄마는 젊고 뭐든 앞장서서 잘해주실꺼라 믿는 어리석은 딸..

오늘 담군 김치는 모두 3 가지..

깍두기와 오이부추김치..그리고 열무얼갈이김치..

모두 손녀들과 아들 사위가 좋아하는것들..

아직 먹던 김치가 남아있어 궂이 하실 이유가 없슴에도 담주 여행가신다는 이유로 호출..

깍두기 써는 모양과 크기에서부터 의견차이..

딸과 며느리는 설렁탕집 버전의 깍두기를 원했지만 오마니..얌전치 못하다고 작게 썰라하시고..

결국은 니것도 내것도 아닌 들쭉날쭉한 모양이 되버렸고..

열십자 이쁘게 넣은  오이소박이를 말씀하셨는데 꾀많은 딸..편하게 부추랑 마구잡이로 섞어 버무리고..

할줄도 모른다고 타박 듣다 은근 열받아 내맘대로 우겨 속성으로 끝내버리고..

나이 헛먹었다고..이담에 딸래미들에겐 뭘 가르치려고 저러냐고..혀를 끌끌 차시는 오마니..

오마니네 작은 김치통으로 하나씩..올케네는 중간것으로 하나씩..울집은 젤~큰싸이즈로..

반나절을 씨름하고 뒷설거지를 하고 집으로 돌아오니 김치통이 새삼 보기도 싫다..

그냥..언제까지고 오마니가 담궈주시는 김치만 먹고싶은데..

나이드니 입맛도 변해 간을 잘 못보겠다고..그런말씀 안하셨슴 좋겠는데..

간이 안맞아 소태처럼 짜도 언제까지고 김치는 엄마표 김치가 최고라고..

기운없어 발로 비벼줘도 난 ..아니 우리는 엄마김치가 최고로 맛있다고..사실은 그렇게 말하고 싶었는데..

마음과는 달리..잘난척만 하고 왔으니..못났다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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