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의 흔적/내 마음속 그곳

훌쩍 떠난 짧은 여행 4 - 오대산 상원사 & 월정사 1

찌에르 2012. 6. 15. 18:32

 

계획없는 와중에도 가고싶었던 상원사와 월정사..

우리부부는 특정 종교는 없지만 절을 좋아하는 취향은 비슷하다..

남편은 시어머님의 영향으로 딱히 종교라기 보단 마음 한쪽을 기대는것 같고..

난 순전히 오래된 사찰에서의 고즈넉한 느낌 때문에 절을 찾는다..

상원사는 아이들 어릴때 여행삼아 다닌던 곳 말고도 개인적인 인연이 있는곳..

큰아이가 원로 김흥수 화백께 몇년을 사사하고도 미술에 뜻이 없어

결국 본인의 의지대로 진로를 바꿔 외고시험을 앞두고 있을때

아쉽기도 하고 잘한것인지에 대한 심란함으로 마음이 불편했었다..

마침 미국에서 남편의 친구가 사업차 들어왔는데 잠깐의 여행을 하자해서 떠난곳이 강원도..

지나는 길에 오대산 상원사가 문수보살을 모신 절인데 문수보살은 지혜의 보살이라는 소리에

아이의 외고시험 합격을 기원하러 잠시 들렸었다..

그덕이었는지 아이는 그당시 이슈가 되었던 전국 10대1의 경쟁률을 제치고 원하는 외고에 입학을 하였고..

사람의 마음은 간사한지라 기원덕에 좋은일이 있다고 믿게 되니

내가 아쉬울때마다 이곳을 찾고 싶었다..

너무 오랫동안 들리지 못했는데 선뜻 남편도 이곳 이야기를..

이래서 부부가 오래살면 닮아간다는건가..

 

 

 

상원사 입구..

들어가는 입구는 두곳이지만 왠지 이쪽이 더 정겹다..

상원사는 오대산의 월정사와 더불어 대표적인 고찰로

신라 성덕왕에 의해 창건된 절이다..

 

 

입구쪽 만화루란 곳의 천장위에 그려진 탱화

문수보살의 모습인듯..

 

 

상원사 문수전..문수보살을 모시고 있다..

잠깐 읽어보니 세조와 관련된 전설이 많더라는..

피의 정치속에 있었던 그도 결국은 나약한 한 인간에 지나지 않았는지

부처님의 보호아래 있고 싶었나보다..

경건하게 소원을 비는 신도들에게 폐가 될까 사진은 찍지않고 공양만 드리고 나왔다.

오락가락 하는 빗줄기가 오히려 마음을 달래준다..

 

 

 

문수전 오른쪽에 위치한 청량선원 앞의 느티나무..

푸르름이 속세에 찌든 영혼들을 정갈하게 해주는듯 청청한 자태이다..

 

 

 

상원사 동종..

신라 선덕왕24년(725년)에 만들어졌다는데

경주에 있는 성덕대왕신종(국보제29호)와 더불어 현존하는 완형의 통일신라시대의 법종3개중 하나로

높이167미터 지름이91센티나 되는 큰 종이다..

 

 

 

동종 누각에 달려있는 풍경..

비가 내리는 중에도 바람결에 맑은 소리가 들리는듯 하다..

 

 

 

오락가락 하는 빗속 높은 산 허리에 운무 한조각이  걸렸다.

마치 이승의 인연을 다하고 소멸되는 영혼처럼 소리없이 공중에 흩어진다..

 

 

 

법당을 나와 경내를 돌아보다 발견한 불상화..

부처님의 머리결 모양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는..

흰색의 소담스런 꽃송이가 넉넉한 자비로움을 표현하는듯 하다..

 

 

 

낮은 담장위에 소담스레 피어있는 불상화..절간에서만 핀다는데..진짜일까?

 

 

 

난초꽃의 일종일까?

그러고 보니 꽃이름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 -.,-'

 

 

 

돌계단 한쪽에서의 바쁜 움직임이 있어 보니 작은 다람쥐가..

어찌나 동작이 빠르고 날렵한지 겨우 한장 건졌다..

조금만 올라가면 사자암과 부처님의 사리를 모셨다는 적멸보궁이 있는데

아쉽게도 시간이 없어 포기하고 월정사로 향해야 했다..

반대편 내려 오는길은 새로 조성이 된 가파란 돌계단이었는데 군데군데 예쁜 가로등도 보이고..

세월에 의해 낡아지는것을 새롭게 단장 하는것도 좋지만

예전의 고풍스러운 모습이 사라지는것은  왠지 아쉬운 맘이 든다..

 

* 상원사 소재지 =>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동산리 63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