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의 흔적/내 마음속 기억

하릴없는 오후..

찌에르 2012. 3. 20. 13:45

 

 

 

 

 

 

실은 엊저녁부터 컨디션이 안좋았다..

으슬으슬 한기가 마치 뱀처럼 온몸을 차갑게 휘감고 머리도 지끈..

그럼에도 그녀들과의 시간은 늘 내게 비타민이 되주기에 기꺼이 털고 나갔는데..

꽃샘추위라더니 잠깐 친구차를 기다리는 동안이 쥐약이었다.

어찌나 춥고 떨리는지..

한상 가득 받아놓은 진수성찬이 그림의 떡..

속이 불편하고 누울자리만 보인다..

친구들에게 내색도 못하고..결국은 깨작깨작..

맛있게 먹는 친구들과는 달리 음식 냄새만으로도 충분히 고문인 상황..

자리를 옮겨 카페로 들어서니

첫 발 들이자마자 온몸의 세포 하나하나 까지 깨우는 진한 커피향 덕에

조금 진정이 되는 듯했다..

늘 마시는 과테말라를 주문하고 친구의 어깨에 기대 진정을 해본다..

이곳의 바리스타이자 쥔장인 초로의 멋진 신사분은 목소리도 참..좋다^^

요즘의 트렌드는 드립커피가 대세..

금방 갈은 커피를 내어와 요런 요상한 기구로 추출해준다..

집에서 한잔씩 드립 해먹는것보다 향도 진하고 신선한 기분..

세명은 나와 같은 과테말라..한명은 케냐AA 나머지 한명은 카푸치노^^'

진한 향의 커피덕에 조금 진정되는가 싶었는데

집에 돌아오자마자 완전 유체이탈~

큰아이 만나 백화점 가기로 한것도 잊어버리곤 죽은듯이 잠이 들었다..

볼멘 큰아이 목소리에 눈을뜨니 천장이 빙그르르~

세식구 저녁은 알아서 해결보라하고 다시 늪같은 잠속으로~

새벽녁 부터 화장실 들락거리며 토하고 열이 펄펄~

서방까지 잠못자고 끌끌~

결국..오늘 출근 못하고 약이란 약 다 찾아먹고 누웠다..

수업 끝나고 올때 죽사다 주겠다고..메뉴 정하라는 큰아이 문자가 넘 반가운..

늙었나보다..

장거리도 아닌 몇시간의 외출에 이리 진빠지고 탈이 나다니..

칠순 연세에도 일주일에 세번 수영장에 출근..접영까지 마스트 하신 울오마니..

매일 운동 좀 하라고 게으른 딸 타박이신데 천성이 운동하곤 거리가 먼 딸..

아..진짜..앞산이라도 올라가야하나..헬스를 다시 등록해야하나..

괜한 걱정과 후회가 맴도는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