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의 흔적/내 마음속 기억

엄마의 여행

찌에르 2011. 9. 21. 20:47

월요일 오후 비행기로 중국으로 가신 오마니..

올해 칠순이신데 겸사겸사 해서 부부 동반 친구분들과 여행을 떠나셨다..

며칠전부터 퇴근후 엄마 집에 들려 보따리를 싸고 풀기의 반복..

무슨 패션쇼를 가시는것도 아님서 옷보따리만 한짐..

친구분들에게 조금이라도 꿇리기 싫어하는건 매한가지..

엄마 친구분들은 모두 보이지 않는 옷전쟁이다..

덕분에 죽어나는건 딸들과 며느리..

그나마 며느리는 유난떤다 눈치 보일까 싶으신지 그저 만만한게 딸..

추석날 미리 최종 옷가방을 꾸려드렸는데 갑자기 기온이 떨어지며 그곳도 날씨가 추워졌단 연락..

일요일 다시가서 짐을 꾸려 드렸다..

5박6일의 일정이건만 아바지 옷은 달랑 세벌..

울오마니..위아래 셋뚜로 5벌..그외에도 신발 2켤레,잠바,가디건에 고어텍스까지..

꼭 필요한 복용약에 상비약까지 챙겨드리고 나니 그제서야 가방 닫으라신다..

일상 필요한 영어는 다행이도 아바지가 되시는 관계로 노인네들 선봉장 담첨..

올해 77세이신 울 아바지 가이드 못지 않게 해외 나가시면 한몫 하신다..

울 오마니 은근 어깨에 힘들어가 주시고..^^

이번 여행길엔 그동안 쓰시던 캠이 번거롭다 하셔서 서방 카메라를 빌려드렸다..

울 아바지..

새 카메라에 눈이 반짝반짝..호기심 많은 유치원 아이 눈이 따로없다..ㅋ

워낙 기계에 대한 관심이 많으시다보니 연세에 맞지않게 나름 얼리어답터 할아버지신데

서방의 카메라가 탐나는 눈치..아주 열씨미 작동법에 대해 들으신다..

스페어 베터리랑 메모리카드 까지 빠짐없이 챙겨드리고 연습삼아 여러장 찍어보시고..

집에 돌아온 서방..아버님 드릴까?

어제에 이어 오늘도 어김없이 핸폰으로 전화가 왔다..

비싼 전화라고 고만 하시래도 막무가네..

하긴 전화비 내줄것도 아님서 하라마라..기분 언짢으실까 걱정..

별일없다해도 손주들까지 돌아가며 안부통화..

다녀오신곳 친절한 설명까지..

수화기 너머 딸내미의 안절부절 조바심은 안보이시나보다..ㅋ

10년전 호주여행부터 쌓아오신 내공이 만만치 않아 두분만 나가셔도 사실 별 걱정은 없지만..

따지고보면 이렇게 활동적이신 아바지도 내겐 복이다..

두번의 위암수술을 받으시고도 여전히 가운차게 당신몫을 하시며 열씨미 사시니까..

며칠전 친구 시아버님의 문상을 다녀오며 새삼 아바지의 건강하심이 축복 같았으니까..

당신들 곗돈으로 경비 충당하시고 조금 드린 용돈도 결국은 손주들에게 돌려주시는 분들..

살아있는 동안은 자식에게 조금이라도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어찌보면 매정하기도 한 사고의 두분..

그러나 참뜻은 아직 여유롭지 못한 자식의 형편을 헤아려 주심을 모를리 없다..

모쪼록 두분 건강하셔서 매년 해외 나들이도 계속 다니실수 있는 축복이 있길 바래본다..

내일쯤 엄마집에 들려 청소나 한번 해드리고 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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