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9월엔 몇해전 암으로 우리곁을 떠난 친구를 찾는 달이다..
이번달에도 당연한 행사였는데 갑작스런 친구 시아버님의 부음소식..
결국 모임을 하루 앞당겨 문상을 택했다..
지난 여름 캐나다로 뒤늦은 이민을 간 친구의 부친상을 치뤘는데
한달여만에 다시금 친구의 시아버님 부친상을 겪다니..
급작스런 전화에 친구들과 모여 병원을 찾으니 황망한 가운데도 침착하게 손님을 맞는 친구가 보인다..
지난달 모임에서도 편찮으시단 말이 없었기에 황당했는데
알고보니 다발성 암이라는 진단을 받으셨단다..
입원 한달여만에 결국 세상을 등지셨는데..
우리가 기억하는 그분은 훤칠한 키에 늘 자상한 웃음을 짓던
친구에겐 지붕같은 분이셨다..
일찍 친정아바지를 잃은 친구는 시아버님과의 관계가 부러울만큼 좋았었다..
늘 맏며느리의 입장을 우선해주셨고 가족간의 갈등도 현명하게 조율하셨다는..
급성이라 손 쓸새도 없이 호스피스 병동에서 한달여간을 계시다 편안하게 임종을 맞이셨다는말에
그나마 위안이 되었다..
누구나 겪을일이지만 아직도 누군가의 부음을 들으면 낯설기만 하다..
더군다나 내 부모와 비슷한 연배의 어르신들의 부음은 더욱이 그러하다..
마지막 말씀으로
너를 만나 참으로 행복하고 편안했다고 하셨다는 말에 모두 눈물을 흘렸다..
참으로 감사한 최고의 칭찬아닌가..
남의 자식을 내자식으로 인정하고 보듬고 겪어온 시간들..
좋은날만 있진 않았을텐데..그 많은 시간을 아름답게 인정해주시고 가신 그분의 인품에
친구인 우리들도 진심으로 감사했다..
마지막 가시는 길도 잘 보내드리라 인사하고 돌아서는 발걸음이 새삼 무거웠다..
어쩔수없이 결국은 언젠가는 보내드려야 할 연로하신 부모님..
무엇을 대비하고 살수있을까..
결론은 아무것도 없다는..
지금 함께 하는 시간이라도 근심없이 즐겁게 보내실수 있게 노력하는것..
병원을 등지고 나서는 길 눈앞에 펼쳐진 하늘은 눈물나게 아름다운 노을이 걸려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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