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의 흔적/내 마음속 기억

친구의 부친상..

찌에르 2011. 7. 19. 19:44

출근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걸려온 한통의 전화..

제작년 겨울 캐나다로 이민간 15년지기의 부친상..

일산 친구 서울 친구 5명이 각자 일 팽개치고 모여 안양으로 향했다..

날은 어찌나 쨍~하던지 차창밖의 풍경에 마치 피서여행가는듯 잠시 넋을 놓았었다..

이민신청후 잊고있다 10년이 지나 승인이 떨어져 급작스레  짐을 싸 떠나던 친구를

그저 아쉬움에 보내고 모임때마다 늘 친구의 흔적을 더듬곤 했었다..

아무리 그래도 어찌 지방발령 받아가는것 보다고 쉽게 가냐..15년 우정이 허망했고

한편으론 다시 시작하는 어려움에도 아이들 미래를 위해 과감히 기득권을 포기하고 간 그들이

안쓰러우면서도 늘 그리웠었다..

그렇게 일년 반 이란 시간이 지나 하필 이런일로 만나다니..

우리가 선미의 음악회에서 즐거워할동안 쏟아지는 빗줄기속에 맘을 졸이며 공항문을 나섰을 친구..

다행이도 외동딸 마지막 배웅은 받고 가셨단 말씀에 울컥 눈물이 났다..

일년 반만에 다시 본 친구는 여전히 이쁘고 잘 웃는다..

한다리 건너 연락을 받고 가니 황망한 경황에 써프라이즈 선물이 되버렸다..

우리가 올줄 몰랐던 친구..아니 연락도 미처 못했는데 찾아간 우리를 보고 웃는다..

검은 상복이 무색하게 맑은 얼굴..

처음보는 길게 자란 머리..

고2 아들은 키도 자라 제법 어른티나 났다..

어쩜 자기 아빠모습 그대로인지..씨도둑질은 못한단말..^^

친구아버님은 평생 군인이셨는데 이유모를 근육섬유통증이라는 진단을 받고 일년을 넘게

통증과의 전쟁을 치루셨다한다..

약물치료도 안되고..결국은 몰핀에 의지하시다보니 심장에 무리가 와서 사인은 심장마비..

멀리나가 새로 시작하는 딸에게 걱정 주는게 싫어 비밀로 하셨단 말에 친구는 원망이 컸다..

늘 건강하신줄만 알았는데 72시간도 안남았다는 갑작스런 전화에 어떻게 왔는지 생각도 안난단다..

다행이 아이들 여름방학이 두덜정도로 길어 체류기간이 길어질듯..

혼자 남겨진 친정엄마곁에 좀 더 머물수 있어 다행이다..

바쁜 일손 좀 도와주다 다시 보기로 하고 서울로 ..

하필 퇴근시간과 겹쳐 너무나 피곤한 시간이 되버렸지만 누구 하나 군말이 없다..

어느샌가 맘속으로 준비하고 있는 일들..

서로에게 내색은 하지 않지만 앞으론 이런일로 모이는 일이 결국 우리에게도 생길거라는 우울함..

약속날짜 어긋나면 다시 잡기가 하늘의 별따기 보다 어려워 하늘이 두쪽나도 모임날 만큼은 철저한데

이런일에는 한시간내로 잘도 모인다고 서로 칭찬해줬다..

가시는 길 마지막까지 잘 배웅하고 슬픔을 이겨냈으면 좋겠다..

아직 육친과의 이별을 경험하지 못한 나로선 친구의 상실감을 다 이해하진 못하지만

외롭고 힘들때 바로 달려와주는 친구들이 있다는건 분명 축복이다..

긴 하루를 보내고 돌아온 길..

새삼 내 곁에 있는 가족들이 세상 무엇보다도 소중하게 느껴진다..

사랑할 시간은 유한하지만 사랑은 무한하다..

사랑할수 있을때 마음껏 사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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