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의 흔적/내 마음속 흔적

봄맞이 시 한편

찌에르 2011. 3. 6. 00:55

 

 

 

나도야 물들어 간다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대의 곤한 날개 여기 잠시 쉬어요

흔들렸으나 흔들리지 않는 목소리로

작은 풀잎이 속삭였다

어쩌면 고추잠자리는 그 한마디에

온통 몸이 붉게 달아올랐는지 모른다

사랑은 쉬지않고 닮아 가는것

동그랗게 동그랗게 모나지 않는 것

안으로 안으로 깊어지는 것

그리하여 가득 채웠으나 고집하지 않고

저를 고요히 비워 내는 것

아낌없는 것

당신을 향해 뜨거워진다는 것이다

작은 씨앗 하나가 자라 허공을 당겨 나아가듯

세상을 아름답게 물들여 간다는 것

맨 처음 씨앗의 그 간절한 첫 마음처럼

 

 박남준 - <그 아저씨네 간이 휴계실 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