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덕스런 날씨 때문인지
어제부터 으슬으르슬 춥더니 밤새 열이 높았어요.
마침 셤기간인 두 딸들 모두 도서관으로 내쫒고
동면하는 곰처럼 종일 이불속에서 비몽사몽..
어스름해서 일어나보니 뭔가 이상한..
헐~
살다보니 이런일도 있네요..
할줄아는거라곤 라면 끓이기와 계란 후라이 밖에 없는 서방..
해가 서쪽에서 떳는지 식구들 저녁으로 스파게티를 해먹이겠다고..
걸음마도 안배우고 뛰기부터 하겠단거지..
어디서 이런 기막힌 용감함이 나오는건지 당췌~
레시피 보구 만드나 했더니 것두 아니구 오로지 음식은 손맛이라고
온 주방을 난장판을 만들고 큰소리 빵빵~치더이다..
가뜩이나 머리 흔들려 하지말란 소리도 못하고 자포자기..
억지춘향으로 식탁에 앉았으나..역시나..사람이 먹을게 아니었다는 ㅠ.ㅠ
웃긴건 우리보다 만든 본인이 더 기막혀 하더라는거~
밍밍한 소스에 팅팅 불은 면발..
어떻게 똑같은 재료와 레시피를 가지고 이렇게나 극과극의 음식이 나오는지
두딸들은 신기해 하기까지 합니다..ㅋ
세 여자의 갖은 퉁박에 정신줄 안드로메다로 보내버린 서방..
무척이나 억울한 표정입니다..ㅋ
울딸들 결혼 상대자 조건에 요리 잘하는 남자란걸 추가하는 계기가 된 저녁밥상..
그래도 아픈 마누라 굶을까 생전 처음 요리란걸 해본 서방..
고맙죠..미우니 고우니 해도 내속 다보이고 투정부리고 의지할수있는 단 한사람..
다시는 뭘 만들어 먹을생각 말라고 엄포를 놨지만
어쩌면 아플때마다 서방의 밥상이 그리워질듯도 합니다^^
이상..늦은봄 끝자락 찌에르네 밥상풍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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