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의 흔적/내 마음속 기억

헛똑똑이 엄마..

찌에르 2011. 4. 2. 01:22

 

며칠전부터 감기로 크게 고생한 작은딸 까만콩..

어릴때 부터 감기만 걸리면 늘 열감기..

먹으면 토하고 완전 중환자 형상..덕분에 응급실도 참 여러번 출석하시고..

크면 좀 나을까..했더니 그넘의 즈질체력 어디 안가더이다..-.,-'

며칠 죽을 먹어야 한단 처방에 도시락을 싸줄수 있냐고..

학교서 먹는 음식은 죄다 자극적이고..

무엇보다도 같이 점심을 먹는 친구들이 불편할까봐 아예 죽으로 도시락을 준비해달라는 주문..

차라리 굶을망정 죽은 종류불문 안먹는 아이가 어인일로 닭죽..

것도 닭고기가 마아~니 들어있는 닭죽을 끓여달라네요..

자식이 뭔지..

퇴근길에 닭한마리 데불고 와 끓였슴다..

그런데 도시락이 문제..

아직은 날이 차서 보온 도시락이 아니면 먹기 나쁠텐데 수능졸업과 동시에 도시락은 폐기처분..

어쩌나..

그때 눈에 들어온 스테인레스 찬합..

특가쎄일이라고 마구 외쳐주시는데 홀딱 넘어가 2천원에 득템 완전 부자된듯 뿌듯~해 마지않던 그것!!!

크기도 딱 좋고..그런데 차가워서 어떡하지? 했더니

아~학교 식당에 전자렌지 있어 걱정마~^^하더군요..

오늘 아침 찬합에 죽을 담고 고명으로 찢어놓은 살코기 듬~뿍 얹어 완소반찬 오이소박이 곁들여 보냈는데..

점심때가 다 되어서야 머리를 땡~치는 사실하나..

스테인레스는 전자렌지 사용불가 식기라는..ㅠ.ㅠ

- 콩~어쩌냐..엄마가 늙었나보다..그 용기 전자렌지 돌리면 안되는거야..쏘리 ㅠ.ㅠ

   걍 오늘 다른거 먹어..

- 엄마님..이제사 말씀해주심..헐~ 암튼 끊어봐..

잠시후..날아온 문자..

- 엄마님 걱정마셔~따뜻하게 잘 먹었삼..죽이게 맛있었슴^^

- 어? 어떻게 데웠어?

- 햇반을 하나 사서 데워 친구들 나눠주고 다시 그 빈통에 죽을 쏟아붓고 돌렸지~^^

- 우리딸 진짜 천재다~ㅋㅋㅋ

 

아이들은 분명 우리보다 훨씬 진화한  존재인가봅니다..ㅋ

뭐든 나서서 알려주고 보호해야만 하는 존재라 여겼는데

그건 전혀 쓸데없는 자만이고 편견인거죠..

부모라는건 모든걸 다 아는 완벽한 존재이기 보단

자식의 성장과 함께 끊임없이 배우고 다듬어 가야하는 미완의 존재들이란걸

새삼 느꼈어요..

어느새 주말이네요..

일상의 소소한 날들이 쌓여 행복한 추억으로 자리하는 좋은날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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