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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기름의 진실

찌에르 2011. 1. 30. 23:11

 

호랑이 기름..

이름하여 만병통치약이라는..모두 한번쯤은 들어보셨죠?

언제부턴지 정확히 알진 못하지만 암튼 저 어릴적부터 봤던것 같네요..

무튼..갑자기 왠 호랑이 기름 타령이냐면요..

며칠전 서방이 야식으로 우동을 끓여먹자는거예요..

저녁 잘먹고 뭐니?,..솔직히 좀 귀찮았슴..

눈치보는듯 서방..주방가서 서툴게 덜거럭 거리길래

그래~난 착한 마눌이니까..김치도 새로 썰어 놔주고 인심을 썼죠..

금방 얼굴색 환~해진 서방..

모를것이다..이 우동 한그릇이 얼마나 비싼지..먹고나면 뒷목 잡을껄~ㅋㅋ

혼자 속으로 히히 거리며 우동을 그릇에 붓는 순간..

손이 미끄러지며 우동이 사방으로 튄거여여~

순식간의 일이지만 반사적으로 발은 피해 몇방울 안튀었는데 뜨거운 냄비에 그만 왼쪽팔 안쪽을  돈짝만~하게 데였어요 ㅠ.ㅠ

욕실로 튀어 들어가 찬물 틀어 식히고 나와보니 울 서방 난장판이 된 주방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허연 우동발에 국물 건더기 주워 담느라 정신없더이다..

에고고..내가 화를 불렀지..

걍 착한 마음으로 끓여줄껄..껀수잡아 지갑 좀 열게 하려는 못된 맘이었으니 벌 받았네 ㅠ.ㅠ

응급상자 안에 있는 화상연고 바르고 거즈 대서 응급처치는 했는데 얼마나 아리고 쓰린지..

화상은 2차 감염이 더 위험하다고 겁을 주길래 병원가 처치 받았는데

제가 알러지 체질이라 상처가 잘 안낫고 흉터도 오래 남고 그래요..

오늘 일찍 퇴근한 서방..

뒤퉁발이 마누라 모시고 살기 힘들다며 작은 병 하나를 줍디다..

뭐니? 했더니 직원 하나가 싱가폴 출장길에 사다 줬다며 뭐 그 유명한 호랑이 기름이라고..

헐~ 나 이거 안발라..국적불명 성분 불명 어디서 시골 장터필 나는 물건을 들이대? 했더니

진짜 호랑이 기름으로 만든 거라고 것두 모르냐고..

자기  어려서  이마빡 깨졌을때 고모부가 월남서 가져온 호랑이 기름을 발랐더니

흉터도 없이 싸악~ 다 낫다는둥 급 흥분..

말이 되냐..국제보호종인 호랑이를 잡아 어떻게 약을 만드냐..고양이 기름이라면 모를까..

저 촌스런 포장하며~ 메이드 인 차이나를 어찌 믿냐고 저도 지지않고 급 열변..

그때 옆에서  우리의 유치한 싸움을 지켜보던 까만콩 왈..

엄마..고양이 기름 아니야..

아빠..호랑이 기름도 아니야..

성분표엔 그 어디도 호랑이의 호자도 없어..

근육통에 바르면 효과 있고..무슨 이윤지 파라핀 성분도 있네?

파라핀? 양초 만드는거 아냐?..좀 수상하긴 하지?

연고 브렌드 네임이 호랑이 기름 이었을뿐이니 싸우지마..

엄마..걍 아빠의 사랑의 약이다..믿고 발라~ㅋ

울 서방..작은 딸 까만콩의 한마디에 의기양양..

무신 마누라가 의심은 많아서 약 사다줘도 타박이냐며..

우동 한그릇도 맘 편히 못 얻어먹고 사는 자신이 불쌍하다고..완전 삼류 소설을 쓰는데..

발랐슴니다..

솔직히 껄쩍찌근한건 이루 말할수 없지만 일단은..발랐습니다..

정체불명의 그 싸~한 느낌의 연고..호랑이의 호자도 안들어간 명약..호랑이 기름..

낼 아침 상처부위가 어찌 되어있을지 참으로 궁금합니다..

서방의 사랑이 쬐끔이라도 들어가서 명약이 될지..

저의 예감대로 시골장터에서도 안먹힐  사이비 약일지..

여러분은 어느쪽??